미니멀라이프 Q&A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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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5일 KT&G 상상마당에서  <어쿠스틱 인문학 특강-미니멀라이프>에 대한 강연을 하였습니다. 이날 50여분 정도가 오셔서  단순한 삶에 대한 최근의 높은 관심을 실감했습니다. 강연에 앞서 수강생 분들이 제게 따로 질문을 주셨는데 강연에서 다 답변을 해드리지 못한 것 같아서 정리해서 올립니다. 현장 질문도 주셨는데 지금 올리는 내용이 보충 답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관계에 대한 질문은 제가 조금 더 내공을 키운 뒤 답변 드리겠습니다.

아직 부족한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신 분들, 강연 끝나고 심플라이프를 잘 보고 있다고 따로 인사 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단순한 삶에 관심있는 분들과 만나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6월4일 정모에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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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라이프 미니멀라이프를 지내면서 희노애락에 대해 말해주세요

단순한 삶을 실천하면서 여러 감정의 단계를 거쳤습니다. 저는 예전에 과거의 집착과 분노, 화, 그리고 미래의 불안과 걱정으로 괴로운 날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우연히 물건을 비우면서 전에 느껴본 적 없는 홀가분함을 느끼게 되었고, 하나하나 물건을 비워나가자 부정적인 감정들도 조금씩 함께 비워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 영역을 확장해 내 몸, 돈, 일, 관계, 시간, 마음 등 내 삶을 둘러싼 모든 불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비워나갔는데요. 이런 과정 속에서 내 마음에 부정적인 마음 대신 긍정적인 마음과 감사함이 조금씩 자리잡았습니다. 늘 불만을 달고 살던 저였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도 너그러워지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불필요한 것들을 비우자 그동안 이런 것들에 둘러싸여 미처 보지 못했던 일상의 행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해질녘의 노을, 비온뒤의 짙은 풀내음과 같은 소소한 것들입니다. 즐거움이란 과거도 미래도 아닌 이미 현재 나에게 주어진 것임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매순간 고비는 있습니다. 여전히 과거의 집착과 미래의 불안 속에서 헤매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현재, 순간의 행복을 즐겨야 함을 상기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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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줄이기와 관련된 질문인데요. 어떤 기준으로 물건을 줄여나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것도 필요한 것 같고 저것도 필요한 것 같고…..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인데도 좀처럼 줄이지 못하는 이유는 언젠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과 이것이 내 삶을 이루고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럴 때는 쓰레기-유통기한-여러 개 있는 것- 애정없이 눈에 거슬려 스트레스 주는 물건 등 비우기 쉬운 것부터 천천히 줄이고 나서 선물-비싼 물건-사용할 것 같은 것-추억의 물건 등 비우기 어려운 순으로 접근하는 것이 제 경우에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물건을 한 번에 줄이려고 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됩니다. 저와 같은 경우에는 몇 년에 걸쳐 아주 천천히 비워냈는데요. 집 안에 예쁜 박스 하나를 마련해서 일상에서 비워내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이것을 ‘비우기 박스’라고 부르는데요. 옷을 입을 때마다 책을 볼 때마다 아 저거 ‘일 년동안 사용하지 않은 건데’라는 생각이 들면 이 박스에 넣습니다. 적게는 1개월 길게는 반년까지 넣어두고 나중에 보면 내게 없어도 상관없는 물건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에 비우기가 한결 수월합니다.

그런데도 비우기가 어려울 때는 한 가지 원칙을 상기합니다. 과거와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집중하자는 것입니다. 예전에 썼던 물건은 지금은 쓰지 않고, 언젠가 쓸 것 같은 물건은 실제로 앞으로 거의 쓸 일이 없습니다. 과거와 미래에 얽매여 있으면 현재에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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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해져서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일까요? 무엇에 심플해지신 건지도 궁금해요. 어쩌다가 심플하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되었는지도요. 다들 심플하게 살고 싶은데 쉽지 않아서 못 하는 것도 좀 있는 것 같아요!”

지난 10년간 열심히 살았는데 저는 그동안 크게 행복하지도 않았고, 10년째에는 제 인생이 최악이라고 느꼈습니다. 남들만큼 살고 싶어서 집을 늘리고 그에 따라 물건을 늘리는 것이 행복인 줄 알고 돈을 벌고 소비하고 아등바등 살았는데, 10년 뒤 저는 10년 전 보다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 지금까지 살아온 내 방식에 문제의식을 느꼈습니다.

물건을 비워나가면서 그동안 내게 행복을 주지 않는 것들을 소유하기 위해 힘겹게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집크기를 늘리고 물건들을 샀던 것이 결국 내 삶을 행복하게 해주지 않았는데, 그동안 이 ‘가짜 행복’을 위해 돈을 벌어야 했고, 스트레스 받으며 힘겹게 일했던 악순환이 반복되는 삶이었구나 싶었습니다.

동시에 10년 후의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것은 어리석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법륜스님이 항상 강조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현재와 미래가 함께 좋아야 한다는 겁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면 지금 불행하고, 그렇다고해서 현재의 쾌락만을 쫒으면서 살면 미래에 불행할 수 있거든요.

불필요한 물건을 줄이는 것은 현재와 미래가 함께 행복해지는 방법의 시작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불필요한 물건은 헛돈을 쓰게 만들고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우리를 아등바등하게 만들어서 삶을 괴롭게 합니다. 집이나 물건뿐 아니라 몸, 돈, 일, 관계, 시간, 마음 등 삶의 모든 것에 불필요한 것이 끼어들면 우리 삶은 괴로워집니다.

심플해져서 가장 좋은 점은 이 아등바등하는 마음을 좀 덜어내고 홀가분해진 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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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라이프가 진정으로 행복하세요?

완전히 행복해진 건 아닙니다. 지금도 순간순간 괴로움은 찾아옵니다. 아마 인간인 이상 죽을 때까지 그럴 겁니다. 그러나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전보다는 훨씬 행복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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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라이프가 뭐에요?

심플라이프나 미니멀라이프나 단순한 삶이나 모두 같은 의미인데요. 단순히 물건을 소유하지 않는다의 의미는 아닙니다. 정확히는 내게 불필요한 것을 소유하지 않는 것입니다. 만약 내게 가치 있는 것이라면 얼마든 소유할 수 있는 것이지요. 저는 불필요한 것을 비우고 그 자리에 내게 행복을 주는 진짜 가치있는 것을 채우는 것, 그것을 심플라이프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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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없는 소비와 취향 및 라이프 스타일을 담은 소비는 어떻게 다른지요

의미 없는 소비는 자신에게 불필요한 것을 소비하는 것입니다. 좋아보여서 필요할 것 같아서 샀는데 실제로 그렇지 않은 물건은 우리에게 행복을 주지 않기 때문에 의미가 없는 것이죠.

예를 들어 홈쇼핑을 보다가 모델이 든 명품 가방을 보고 예뻐보여서 200만원 주고 샀다고 해요. 처음엔 보면서 행복했는데 며칠 지나니 감정이 무감각해지거나 더 예쁜 가방이 눈에 들어오는 거예요. 이 200만원을 벌기 위해서 한달 내내 상사 스트레스를 듣고 야근까지 하면서 일했는데 이 가방이 주는 행복은 단 며칠의 시간 밖에 안 됐던 겁니다.

반면 취향 및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소비는 좋아보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오래도록 행복을 주는 것입니다. 200만원을 주고 샀더라도 우리가 일했던 한 달의 시간, 즉 하루 8시간 *22일 =176시간 이상을 편하고 기분 좋은 마음이 든다면 그것은 의미 있는 소비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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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나 친구 중에 미니멀라이프를 권유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설득하지 않고 거부감이 들지 않게 자연스럽게 미니멀라이프를 알릴 수 있을까요… “

저도 처음에 물건을 비워내며 가족과 갈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물건을 비우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비우는 이유가 있듯 쌓아두는데도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을 한 번에 바꾸려고 하면 갈등이 생깁니다.

일단은 나부터 천천히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고 긍정적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의 경우 몇 년이 걸렸습니다. 그러면 가족이나 친구가 그런 나를 보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지는 않더라도 ‘괜찮은 거구나’로 바뀌어갑니다. 자신의 불필요한 것부터 비우고 나서 시간을 두고 차츰 영역을 넓혀보세요.

Copyrightsⓒ 심플라이프(simplelife.kr)

2016-12-10T11:06:15+09:00

About the Author:

심플리
'가장 단순한 것의 힘-인생을 바꾸는 미니멀워크' 저자 탁진현. 심플라이프 운영자. 7년차 미니멀리스트. 삶을 간소화하는 것은 개인, 가족 그리고 나아가 사회와 지구를 치유한다고 믿습니다. 집, 몸, 돈, 일, 관계, 마음 등 단순화에 대한 영감과 노하우를 제공합니다. 칼럼기고/강연강의/인터뷰 문의는 friend@simplelife.kr, 010-6662-9431 [운영자소개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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