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고르지 않아도 되는 자유 – 빅이슈 미니멀라이프 연재 2

자선 매거진 <빅이슈> 1월호에 실린 미니멀라이프 연재 기사입니다. 1회 [물건&집] 편에 이어 이번에는 [패션] 편입니다. 외출 고민 없는 캡슐옷장을 만들고 싶다면 읽어보세요. 빅이슈는 지하철에서도 만날 수 있어요!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오늘도 옷장 앞에서 “뭘 입고 나갈까” 고민하는 중이라고? 그렇다면 큰맘 먹고 옷장을 한번 정리하는 것은 어떨까. 불필요한 옷을 줄이면 가장 필요한 옷만 남아서 외출 고민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시간과 돈이 절약돼 삶에 여유가 생긴다. 패션센스가 나아지는 것은 덤이다. <서문>

예전 내 취미는 골방패션쇼였다. 외출을 한 번 하려고 하면 방 안에서 옷장 문을 활짝 열고 놓고 이것저것 입어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러다 약속시간이 임박해서야 헐레벌떡 집을 나서야 했다.

그런데 이렇게 수십 번 고르고 골라 입었으면 마음에 쏙 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200여벌이나 가지고 있는데도 매번 부족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낮에는 인터넷쇼핑을 하고, 주말엔 쇼핑몰로 나가 몇 시간씩 돌아다니며 새 옷을 사왔다. 그런데 참 희한했다. 다음에 외출하려고 옷장 문을 열면 또 입을 옷이 없는게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끝없이 옷을 사도 입을 옷은 없는 이상한 마법. 내가 그 마법으로부터 풀려난 것은 심플라이프를 실천하면서부터다.

“입을 옷이 없는 것은 많아서이다”

우리가 생활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옷이 필요하지 않다. 내가 옷을 최소한으로 줄인 뒤에 깨닫게 된 것은 우리가 늘 입을 옷이 없는 것은 옷이 적어서가 아니라 많아서라는 사실. 내 얼굴과 체형에 어울리지 않는 옷, 애정 없는 옷, 불편한 옷 등을 옷장에서 비워내자 내게 가장 잘 어울리고 좋아하고 질 좋은 옷들만 남았다.

그동안 입을 옷이 없던 건 ‘진짜 좋은 옷’이 아니라 ‘좋아 보이는 옷’으로 옷장을 채웠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저가의 신제품이 수십개씩 쏟아지는 패스트패션 시장에서 우리는 별 생각 없이 수명 짧은 옷을 반복적으로 산다. 또 자신의 얼굴과 체형에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이 아니라 유행이라서 연예인이 입어서 사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 입을 옷이 없을 수밖에.

이제 나는 옷 고르느라 아침마다 30분씩 허비하지 않는다. 내가 소유한 옷은 사계절을 포함해 모두 25벌. 아침이면 장롱 속 원목 옷걸이에 가지런하게 걸린 10벌의 옷 중에서 기분 좋게 하나를 골라 입는다. 매주 쇼핑하는데 돈과 시간,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도 없어졌다. 이제 쇼핑은 분기별 1~2번이면 충분하다.

옷이 적다고 해서 매일 똑같은 옷만 입는 것도 아니다. 상의 5벌, 하의 3벌만 있어도 한 달에 두 번 이상 같은 옷을 입을 일은 없다. 또 내 얼굴과 체형에 잘 맞고 어느 자리에도 잘 어울리는 기본 스타일의 옷들이라 언제나 질리지 않고 멋스럽다.

“돋보이게 만드는 것은 의도와 스타일”

우리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옷에 담은 의도와 스타일이지 많은 옷, 비싼 옷이 아니다. <단순한 삶>의 저자인 샤를 와그너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집과 옷에 기품을 불어넣기 위해서 꼭 부자일 필요는 없다. 훌륭한 안목과 선의만 있으면 된다.” 이 말에 공감한다.

무엇보다 옷 고르고 쇼핑하는 것만 줄여도 삶은 꽤 달라진다. 편히 쉬거나 중요한 일에 집중할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애플의 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나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매일 같은 옷만 입는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옷에 신경 쓰는 시간과 돈, 에너지를 줄인 대신 가장 중요한 일에만 집중했다.

그렇다고 내가 단벌로 살겠다는 말은 아니다. 나이에 따라 취향이 바뀌고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지므로 옷을 아예 안 살 수도 없다. 그러나 불필요한 옷을 끊임없이 사들이고 패션에만 신경 쓰느라 삶을 낭비하고 싶은 생각은 없기에 옷을 25벌에서 더 이상 늘리지 않으려고 한다.

무엇보다 나는 불필요한 옷을 줄이는 과정에서 나를 더 잘 알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열등감은 줄어들고 자신감이 늘어났다. 믿기 힘들다고? 옷장에 빼곡히 걸린 옷들을 한번 보라. 이런저런 현실과 문제에 꽉 끼인 나자신 같지 않은가. 그것들을 비워내고 정리하면 나를 한번 돌아볼 수 있다. 그 순간 마법처럼 놀라운 여유와 행복이 찾아올테니.

탁진현 웹사이트 심플라이프(simplelife.kr) 운영자. 칼럼니스트 겸 강사

By | 2017-09-23T19:57:44+09:00 1월 22nd, 2017|

About the Author:

심플리
'가장 단순한 것의 힘-인생을 바꾸는 미니멀워크' 저자 탁진현. 심플라이프 운영자. 7년차 미니멀리스트. 삶을 간소화하는 것은 개인, 가족 그리고 나아가 사회와 지구를 치유한다고 믿습니다. 집, 몸, 돈, 일, 관계, 마음 등 단순화에 대한 영감과 노하우를 제공합니다. 칼럼기고/강연강의/인터뷰 문의는 friend@simplelife.kr, 010-6662-9431 [운영자소개 클릭]

27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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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동으로 옮기는 중입니다…그런데…
    아무리 줄여보려고 해도 잘 안되네요
    작가님처럼 줄여보려했는데 결국 싸놓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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