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살기, 세 가지 반성

전 지난 한 달간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궁금해하실 분들이 있으실지 모르겠으나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그것은 제 삶이 다시 복잡해졌기 때문입니다. 언젠가부터 욕심이 늘면서 머릿속은 다시 복잡해졌고, 겸손함을 잃었습니다. 또한 할 일이 많아지면서 해선 안 될 실수를 몇 번이나 저질렀습니다.

지난 5년간 단순하게 살기를 추구하면서 스스로 꽤 성숙해졌다고 생각했습니다만, 모든 것은 저의 착각이고 자만이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특히 최근 몇 번의 계기를 통해 이러한 저의 모습을 제대로 자각하고는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다는 위기가 들었습니다. 더욱이 나의 삶이 나의 말 글과 다른, 위선적인 삶을 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오늘 이곳에 세 가지 반성글을 쓰는 건 부끄러운 과거를 털어버리고 다시 출발하기 위해서입니다. 물잔 속에 혼탁해진 물을 비우고 깨끗한 새 물로 다시 채우기 위함입니다.

 

 

1. 불필요한 글에 대한 반성

한 블로거분이 사람들이 버린 물건을 찍어올린 사진들을 보고 나서 이런 글을 적었습니다. “불필요한 것들이 싫어서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했는데 카페에 들어오면 온통 불필요한 글 뿐이다.” 그 때는 저도 다른 회원들과 함께 심플라이프 카페에 버린 물건을 올렸을 때였는데, 블로거분의 글에 새삼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말이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타 카페에서도 이렇게 버리기를 실천하고 있고, 이것은 좋은 실천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회원분의 글을 보는 순간 제가 처음 <심플라이프>를 만든 의도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원래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정보만을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웹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지난 10년간 신문사에서 써낸 글 대부분이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것들이라고 생각했기에 <심플라이프>에서는 꼭 필요한 것만 전달하자는 생각이었죠.

전 그 블로그 회원 분의 말을 듣고 꽤 오랜 시간 진지하게 고민했고,  카페 운영을 잠시 중단했습니다. 사실 제가 처음 카페를 만든 의도도 회원들과 함께 단순한 삶을 알릴 가치있는 글을 쓰고 오프라인으로 만나기 위해서였기에 다시 처음의 의도로 돌아가기로 하였습니다. 물건 버리기 실천은 이미 타 카페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에 저까지 똑같이 할 필요는 없겠지요. 카페 운영은 재개할 예정이며, 그 때는 지금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회원분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2. 불필요한 생각에 대한 반성

얼마 전 한 작가분을 만났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제 계획을 말하게 되었지요. 그런 내게 그 분은 “욕심이 많다”고 하더군요.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돈을 많이 벌려고 하는 것보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니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 작가 분의 말이 맞았습니다. 아무리 좋은 의미라도 지나치면 욕심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난 스스로를 포장하면서 욕심을 부리고 있던 겁니다. 욕심이 맞다는 또 다른 근거는 내 삶이 다시 복잡하졌기 때문입니다. 정보가 쌓이고, 머릿속이 이생각 저생각으로 꽉 찼습니다. 어서 빨리 결과를 봐야 한다는 생각에 지난주에는 무리해서 코피까지 흘렸습니다. 이것은 훨씬 나쁜 결과를 낳았습니다. 중요한 일을 몇 번이나 잊었습니다. 결국 하지 말아야 할 실수들을 해서 폐를 끼치기도 했습니다.

욕심은 삶을 복잡하고 괴롭게 만듭니다. 어떻게 다시 머릿속을 단순하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어제 수첩을 하나 사 왔습니다. 여기저기 퍼져 있는 정보들을 이곳에 모으기 위해서입니다. 동시에 그동안 다시 쌓인 연락처, 즐겨찾기, 파일 등 정보잡동사니를 싹 치웠습니다. 그리고 이것저것 다 하려고 했던 욕심을 좀 덜고 일의 우선순위를 정했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집중하기로 하였습니다.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마음이 훨씬 편안합니다.

 

3. 불필요한 말에 대한 반성

지난주 몇몇 사람을 만나고 강의를 하면서 ‘아차’ 싶은 순간이 있었습니다. 말을 내뱉고 나서 실수를 했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어쩌다 이렇게 자만하고 오만해졌나 스스로도 놀랐습니다.

처음 <심플라이프> 웹사이트를 만들기로 결심했을 때가 떠오릅니다. 단순한 삶을 몇년 간 몸소 실천한 뒤 일본과 미국의 미니멀리스트를 접하며 심플라이프와 미니멀라이프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개념이 한국에는 없었던 2014년, 한국 사람들에게도 알려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심플라이프>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남들보다 먼저 한국에 알렸다는 이유로 언젠가부터 저를 찾아주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엔 감사했지만 어느 순간 저는 자만해졌습니다. 단순한 삶의 방식이 좋은 것인데, 마치 제가 좋은 사람인양, 남들보다 나은 사람인양 오만해졌습니다. 또한 단순한 삶은 여러 삶의 방식 중 하나일 뿐인데, 이것이 최고라는 아집으로 다른 삶의 방식을 배척하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남들에게 ‘말빚’을 지고 말았습니다. 말빚을 지게 된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겸손하게 살면서 다른 사람의 삶과 그들의 삶의 방식을 존중하겠습니다.

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가장 힘들었던 과거의 그 순간처럼 몸도 마음도 단순하게 살려고 노력하던 그 때로 돌아갑니다. 자만, 오만, 욕심 모두 벗어내고 단순하게 살겠습니다. 저는 여전히 아직도 갈 길이 멀고 먼  풋내기 입니다. 스님의 수행기간과 깨달음의 깊이가 비례하지 않듯이 저 역시 계속 성찰하고 단순해지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퇴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단순함의 본질을 잊지 않겠습니다.

2017-02-26T23:25:34+09:00

About the Author:

심플리
'가장 단순한 것의 힘-인생을 바꾸는 미니멀워크' 저자 탁진현. 심플라이프 운영자. 7년차 미니멀리스트. 삶을 간소화하는 것은 개인, 가족 그리고 나아가 사회와 지구를 치유한다고 믿습니다. 집, 몸, 돈, 일, 관계, 마음 등 단순화에 대한 영감과 노하우를 제공합니다. 칼럼기고/강연강의/인터뷰 문의는 friend@simplelife.kr, 010-6662-9431 [운영자소개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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