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14년 워드프레스로 지금의 <심플라이프> 사이트를 만들었다. 직접 만들고 최적화까지 하느라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는데 그럼에도 사이트를 만든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나뿐 아니라 다함께 글을 쓸 수 있고 기능 확장이 가능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였고, 두 번째는 인터넷에 퍼진 나의 정보를 한 곳에 모으고 싶어서였다.
오늘은 이 두 번째 이야기를 할까 한다. 나는 물건을 줄인 뒤 나와 관련된 정보마저 최소한으로 줄이고 싶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저장된 정보는 그럭저럭 줄였는데, 문제는 포탈사이트에 퍼져있는 정보였다.
대학시절 싸이월드부터 네이버 블로그, 카카오스토리, 밴드, 페이스북 등 여기저기에 나의 글과 사진이 퍼져 있어서 한곳에 모으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중한 글과 사진은 그렇게 기억에서 잊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방치되고 있었다.
이런 과정에서 한 가지를 알게 되었다. 마치 옷처럼 SNS도 유행을 타면서 뜨고 지기를 반복한다는 것을. 지금은 네이버 블로그와 페이스북이 대세라지만 과연 이것들이 영원할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이 들었다.
내 웹사이트를 가진 기분은 더 이상 이사 가지 않아도 되는 내 집을 마련한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다만 물리적은 집은 마련하는데 비용과 노력, 시간이 많이 드는 것에 비해 가상의 집은 그런 것이 적게 든다는 점이 좋다.
이제 나는 쓰고 싶은 글을 이곳에 쓴다. 더 이상 나의 글이 마치 장롱 구석에 방치된 옷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방치되어 낭비되는 일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다른 SNS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SNS의 파급력을 알기에 포기하긴 어렵다. 다만 이전과 다른 점은 내 웹사이트를 중심에 두고 다른 SNS는 정보를 전달하는 허브로만 활용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언젠가 SNS가 사라지더라도 별 문제는 없다.
물론 장점만 있는 건 아니고 몇 가지 단점도 있다. 아무래도 워드프레스는 네이버보다는 구글에 최적화되어 있고, 네이버 블로그나 카페보다 방문자와의 소통이 적어서 아쉽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곳에서 글을 쓸 때가 가장 좋다. 다른 SNS에서는 자꾸만 방문자수를 신경 쓰게 되는데, 내 사이트에서는 덜 신경 쓰게 되어서 안정감을 느낀다. 그리고 나의 소중한 글과 사진이 과거에 방치되지 않고 현재 활용됨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