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안전공사] 소유한 것의 90%를 비우고 얻은 ‘자유’와 ‘여유’

비우면 자유롭다! 미니멀 라이프 전도사 탁진현 씨

옷 25벌, 책 10권, 수첩 1개, 볼펜 1자루 그리고 자동차, 휴대폰, 태블릿 각 1대씩. 기본적인 가전과 생필품을 제외하고 지금 탁진현 씨가 가진 물건의 전부다. 6년 전, 우연한 계기를 통해 그녀는 30년 넘게 쌓아온 물건과 인간관계를 비롯해 몸과 마음의 불필요한 것 들까지 소유한 것에 90% 가까이를 과감히 비웠다. 덕분에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자유’와 ‘여유’를 얻었다는 미니멀리스트 탁진현 씨 를 만났다.  editor 김미현 photo 송인호

 

우리는 삶에 무언가가 채워질 때 행복을 느낀다. 새로운 물건을 장만했을 때, 적금통장이 늘어났을 때, 다 읽지 못해도 책장 칸칸이 책이 쌓일 때처럼 말이다. 반대로 그것들이 비워진다면 어떨까. 그만큼 불행해질까.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더 쉽고 가치 있게 사는 방법’을 제안하는 웹사이트 ‘심플라이프’ 대표이자 6년 차 미니멀리스트 탁진현 씨는 “비우고 덜어내면 지금껏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삶의 가치를 찾게 될 것”이라며 “많은 분이 ‘미니멀 라이프’라고 하면 단순히 물건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삶을 조금만 돌아보면 돈, 몸, 관계 등 직접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은 것들 중에도 비워내야 할 것이 많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미니멀 라이프’란 정확히 무엇일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만 시간과 돈에 쫓기고, 관계에 치이는 복잡한 삶을 벗고 단순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지 탁진현 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탁진현 씨가 생각하는 ‘미니멀 라이프’란 무엇인가요.

내 삶에서 가장 가치 있고 소중한 것만을 남기기 위해 불필요한 것을 비우는 것, 그것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미니멀 라이프예요. 여기에는 물건뿐만 아니라 내 몸 에 있는 독소들, 늘 나를 아등바등하게 만드는 것들, 쓸데없는 잡일들, 시간 낭비하게 만드는 것들, 스트레스를 주는 일들 등 많은 것들이 포함되죠. 불필요한 마음까지도요.

사실 돈이 많든 적든, 좋은 직장에 다니든 그렇지 않든 간에 삶을 괴롭게 만드는 대부분의 것들이 조바심, 자만심, 욕심 등 마음에서 비롯되거든요. 물론 이런 마음들을 비워내기란 쉽지 않죠. 미니멀 라이프를 6년째 실천 중인 저 역시 마음은 물건만큼 쉽게 버려지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열심히 노력 중이에 요. (웃음)

미니멀 라이프 전도사로 살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제가 본격적으로 미니멀 라이프를 살게 된 때가 2012년 즈음이에요. 그때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한꺼번에 쏟아졌죠. 일이 너무 많아서 여유도 없었고, 인간관계로 인해 직장 내 스트레스도 엄청 심했어요. 덩달아 건강도 안 좋아지고, 연인이랑 헤어지기까지 했죠. 인생에서 중요하다는 일, 건강, 관계의 문제가 한꺼번에 몰려오니 정말 죽겠더라고요. 그때 방안에서 울기도 참 많이 울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제 방을 둘러보는데 꼭 심란하고 복잡한 제 머릿속 같았어요. 특히 10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하면서 모아둔 취재 수첩과 보도 자료들이 눈에 띄었죠. 라면박스로 7개 정도 됐는데, 하나를 열어 수첩을 꺼내 보니 정말 알아볼 수 있는 글씨가 하나도 없더라고요. 이런 것들을 ‘언젠가는 필요하겠지 ’하고 모아뒀다고 생각하니 어이가 없었어요.

그래서 미련 없이 다 버렸죠. 정말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그날 물건을 비우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불씨가 돼 물건을 하나둘 비우다 보니 다른 것들도 비워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물건, 몸, 관계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줄여갔죠. 덕분에 스트레스가 심했던 회사도 과감히 그만둘 수 있었고요.

회사를 그만둘 때 불안하지는 않았나요.

만약 제가 비우는 삶, 미니멀 라이프를 먼저 실천하고 있지 않았다면 회사를 그만두기 쉽지 않았을 거예요. 늘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회사를 그만두지 못한 것도 돈 때문이었으니까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다 보면 무언가를 비웠을 때 그 홀가분한 감정이 좋아서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만 사게 돼요. 자연히 소비가 줄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억지로 아끼는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저 역시 차도 가지고 다니고, 건강을 생각해 유기농 제품을 챙겨 먹어요. 그런데도 이전에 비해 지출이 많이 줄었어요.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면서 꼭 돈이 많지 않아도 여유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스트레스를 줄이고 좋은 음식을 챙겨 먹으니 건강도 좋아졌고요.

소비 외에 또 어떤 것들이 달라졌나요.

전반적으로 삶 대부분이 변했어요. 무엇보다 여유가 많이 생겼죠. 특히 비우는 과정을 통해 삶이 단조로워지면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크게 늘었어요.

예를 들어 전 방에서 옷장 대신 행거를 사용하는데 계절 옷 딱 10벌만 걸려있어요. 그래서 빨래를 하고 그대로 옷걸이에 걸어두기 때문에 빨래 개는 시간이 필요 없죠. 옷을 고르는 데도 많은 시간이 소비되지 않고요. 지금 방 안에 책상과 행거만 두고 있는데 물건을 비우니 청소 시간도 줄더라고요. 또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면서 미디어에 집중하는 습관을 덜어냈더니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와 금전, 시간 모두를 이전보다 풍족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됐죠.

제가 지금껏 경험한 장점들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 미니멀 라이프 지침사이트인 ‘심플라이프’를 개설해 정보를 나누고 있고요. 이 주제로 책도 준비하고 있어요. 지금도 기업, 학교, 도서관 등에서 미니멀 라이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거든요. 앞으로도 보다 다양한 장소와 연령층을 대상으로 불필요한 것들을 비우는 방법과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팁들을 알려드릴 계획이에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해요. 예를 들어 제 경우 ‘일할 때 쓰는 물건은 노트북 가방 하나에 다 들어가야 한다’, ‘모든 서류는 파일 하나를 넘지 않는다’, ‘정보는 내가 한눈에 볼 수 있을 만큼만 소유한다’, ‘컴퓨터 즐겨 찾기는 20개를 넘지 않는다’ 등의 기준을 정하고 실천하고 있어요. 그리고 원칙을 넘어서는 것들이 생기면 대안을 마련하든지 이전 것들을 비워내죠.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가려내기부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강연할 때도 그렇고 대부분 그 과정을 가장 어려워하세요. 저 역시도 그게 가장 어려웠고요. 특히 직업이 직업인지라 책을 버리는 것이 특히 힘들었죠. 그런데 하나씩 살펴보니 읽다 만 책들, 예전에 읽었지만, 다시 볼 일이 없는 책들이 많더라고요. 당시 300권의 책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중에 조금만 비워내려고 하면 더 어려울 것 같아 과감히 앞으로 삶을 살면서 수시로 보고 싶은 책만을 고르기로 했죠. 딱 10권으로 줄더라고요.(웃음)

저는 지금도 비워야 하는 선택의 순간이 닥치면 ‘지금 현재 나에게 필요한 물건인가 ’를 신중하게 고민해보고 그렇지 않으면 과감하게 비워요. 만약 처음부터 비워내기가 어렵다면 현재 필요한 물건만 곁에 두고 불필요한 것들은 ‘비우기 상자’를 활용해 분리를 해보세요. 그것만으로도 삶에 변화를 경험하실 수 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전기안전> 독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미니멀 라이프는 정리정돈과는 달라요. 정리정돈을 아무리 잘해도 삶이 변하기는 쉽지 않아요. 계속해 정리정돈을 하는 만큼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비우기’와 ‘버리기’는 다르다는 점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팔 수 있는 것은 팔고, 기부할 수 있는 것은 기부하고,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주고, 그마저도 안 되는 것들만 버리세요. 내 삶이 풍족해지는 것은 물론 자원의 재순환을 통해 사회 나아가 지구에도 좋은 일을 할 수 있어요.

2017-09-23T18:32:55+00:00

About the Author:

심플리
'가장 단순한 것의 힘-인생을 바꾸는 미니멀워크' 저자 탁진현. 심플라이프 운영자. 7년차 미니멀리스트. 삶을 간소화하는 것은 개인, 가족 그리고 나아가 사회와 지구를 치유한다고 믿습니다. 집, 몸, 돈, 일, 관계, 마음 등 단순화에 대한 영감과 노하우를 제공합니다. 칼럼기고/강연강의/인터뷰 문의는 friend@simplelife.kr, 010-6662-9431 [운영자소개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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