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차 한달 강연을 마치고 느낀 점들

연말을 마무리하면서 되돌아보니 저는 이번달 책 <가장 단순한 것의 힘 – 인생을 바꾸는 미니멀워크>도 나오고 여러 강연을 다니면서 의미있는 마무리를 한 것 같아요.

그중에서 인상 깊은 강연이 있었는데요. 천안시중앙도서관에서 <쉬운 인문학 – 삶을 고민하다, 미니멀 라이프>라는 타이틀로 한달간 진행된 강연입니다. 의식주, 관계, 돈, 일, 생각 등 삶에서 불필요한 것을 비워야 하는 이유를 이해하고, 소중한 것에 집중하는 변화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4회차 강연은 전부터 도서관과 평생학습관에서 해오던 거였지만 이번엔 제 책 <가장 단순한 것의 힘-인생을 바꾸는 미니멀워크> 출간 후 첫 한달 강의라서 더 뜻깊었던 것 같습니다. 20대 청년부터 60~70대 어르신까지 30여분과 한달간 만나 교류하면서 뿌듯하고 감사한 감정과 아쉽고 미안한 감정이 교차하네요.

 

 

1회차 강연 ‘집’

첫번째, 집 편에서는 물건을 비워야 하는 이유와 각 단계별 방법에 대해서 강연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제가 그동안 <심플라이프> 사이트에서도 늘상 이야기하고 강조한 부분이라서 특별히 덧붙일 말은 없는데요. 그래도 한 가지 언급한다면 물건을 줄이지 못하는 이유가 주로 ‘돈이 아깝다’거나 ‘언젠가 쓸 것 같다’거나 ‘추억을 버린다’와 같은 심리적인 장벽들 때문인데, 그런 것들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함을 강조했어요.

그 다음 쇼핑백이나 몇 개씩 있는 물건처럼 쉬운 물건부터 추억의 물건처럼 어려운 물건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법을 설명드리고, 큰 돈 들이지 않고 센스 만으로 요즘 유행하는 미니멀 인테리어를 만드는 방법을 설명드렸습니다. 역시나 물건이 없어서 아름다워진 공간 사진을 보여줄 때마다 참석자분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시는 모습이었습니다.

 

2회차 강연 ‘몸’

두번째, 몸 편에서는 우리 몸 안과 밖의 불필요한 것들을 줄이는 방법을 강연했습니다.

패스트패션의 문제와 옷을 줄여야 하는 이유, 욕실용품과 화장품 줄이기, 냉장고 음식을 비워야 하는 경제적 환경적 이유와 방법,  합성첨가물 음식과 화학성분이 든 생활용품을 줄여야 하는 이유와 방법 등에 대해 언급했어요.

잠시 휴직 중이라는 30대 여성분 한 분은 이번 수업을 듣고 옷을 제 옷만큼이나 최소한으로 줄여서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음식과 생활용품에 합성, 화학 성분이 생각보다 많은 걸 보시고 놀라는 모습이었습니다.

 

3회차 강연 ‘일’

세번째, 일 편에서는 덜 중요한 것들을 덜고 가장 소중한 일에 집중하는 방법을 강연했습니다.

덜 중요한 일을 들고 현재 소중한 일에 집중하기 위해 많은 책들과 책상 물건을 줄이는 방법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불필요한 것을 줄이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빈 종이에 하고 싶은 일들을 적고 하나씩 지우는 과정을 통해 가장 소중한 일을 찾고, 그 방법을 어떻게 하면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지 단계별 방법을 알려드렸습니다.

참석자 중 한 분은 제 책을 먼저 읽고 일부러 강연을 찾아오셨는데, 강연에는 책에 있는 일 파트 내용이 적어서 아쉽다는 의견과 함께 더 자세히 알려줬으면 좋았겠다는 조언을 해주기도 하셨어요.  사실 오전 시간에 열린 강연이라 직장인이 많지 않을 거라 생각해서 할일 부분은 짧게 언급했었는데, 일에 대한 관심은 모두의 관심사임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강연의 참석자들은 꽤 다양했어요. 구직 중인 남학생, 휴직 중인 여성분도 있었고, 워킹맘 분, 경력단절 또는 퇴직 후 새 일을 찾고 싶은 분들도 꽤 많았습니다. 어쩌면 이분들이야말로 말 그대로 <인생을 바꾸는 미니멀워크>가 필요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 강연 때는 좀 더 책 내용에 충실해서 제가 직접 덜 중요한 할일들을 줄이고, 하고 싶은 새 일을 찾은 경험담을 자세히 전달하고 그 방법을 알려드려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4회차 강연 ‘마음’

네번째, 마음 편에서는 관계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끊임없는 걱정을 덜어내는 방법을 강연했습니다.

자신이 평소 챙기는 인맥이 몇 명인지를 꼽아보는 순서를 거치면서 우리가 살면서 챙길 수 있는 인맥은 생각보다 적다는 것에는 모두들 동의하시더라고요.  또 빈 종이에 오늘 했던 생각들을 적고 쓸데없는 과거와 미래, 남 생각을 지워보면서 현재의 삶에 충실해야겠다는 다짐도 들려주셨습니다.

 

청중 수업 후기

4회차 수업 때 참석자 분들께서 지난 4주간 실천한 후기를 들려주셨는데, 제게도 꽤 보람되고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누군가의 삶이 나아지는데 아주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건 살아가는 보람을 느끼게 하니까요.

한달 가까이 삶에서 불필요한 것을 줄이기를 실천하면서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소비가 줄며, 시간적 여유가 늘었다는 분들이 많았는데요. 실천한 분들의 구체적인 수강 후기 일부를 소개합니다.

 

쓰지 않는 아이의 책과 옷 등을 비웠더니 기분이 좋다. 또 이번 수업을 통해 물건 뿐 아니라 관계도  비워야 한다는 걸 알았고, 그와 동시에 나 역시 다른 사람에게 정리 대상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돈, 시간, 에너지를 낭비한 것이 후회된다.  이제는 물건 대신 나를 발전시키는 것에 투자해야겠다고 결심했다.

– O은숙님

 

4년 이상 참여하지 않은 밴드를 없앴다. 그리고 관계 비우기 수업을 듣고 나서 핸드폰을 봤더니 이름을 보고도 누구지? 기억나지 않는 사람들이 있더라. 누군지도 기억나지 않는 사람, 앞으로 연락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을 연락처에서 과감히 삭제했다. 그리고 이제는 관계뿐 아니라 일에도 우선순위를 두려고 한다.

–  O희은님

 

젊은 시절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을 때 물건을 다 비우기로 다짐하면서 교회나 절 작은도서관에 기부한 적 있다. 특히 신발 26켤레를 비우려고 아파트 1층에 놓았는데 1시간만에 다 없어진 재미있는 경험이 있다. 나와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가보다 생각했다. ㅎㅎ 그런데 시간이 흘러 물건이 다시 예전만큼 많이 늘었는데 이번 수업을 통해 정리를 위해서는 가구를 살게 아니라 수납장부터 버려야 한다는 걸 알았다. 서랍장 두 개를 비운 게 이번 수업의 가장 큰 성과 다. 그리고 모임도 16개에서 7개로 줄였다.

–  O효심님

 

책을 보지 않아도 5권씩 사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제는 무조건 사서 쌓아두지 않기로 했다. 옷도 당분간 노쇼핑하기로 했다. 물건들만 줄여도 적극적인 환경운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하다. 음식의 경우에는 식당에서 남기지 않기를 예전부터 충실히 실천하고 있는데 이렇게만 해도 환경이 덜 오염될 것이다. 그리고 정년퇴직을 하고 나서 걱정이 많았는데 생각 비우기 수업을 듣고 나서 쓸데없는 걱정하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며 살자고 다짐했다. 

–  O영순님

 

 

강연이 끝난 후

이번 4회차 강연은 특히 끝나고 나서 감사함과 부족함 등 여러 생각이 든 강연이었습니다.

모든 강연이 끝나자마자 연세가 지긋하신 남성분께서 제게 오셔서 해준 칭찬이 특히 기억이 남습니다. ‘자신이 살아온 삶과 말이 일치하는 강연이라 인상깊게 들었다’면서 ‘주위에 강의하는 분들이 많지만 말과 삶이 일치하는 사람은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평소 ‘말과 삶이 일치하는 사람이 되자’가 제 가치관이라 강연이든 책이든 거짓은 1%도 보태지 말고 진실하게 보여주려고 해왔는데, 그점 너무 잘 알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모든 수업이 끝나고 나서 도서관 담당자님께서도 다른 수업들과 달리 이번 수업의 호응도가 아주 좋았다고 만족해주셔서 더욱 기분이 좋았습니다. 보통 회가 거듭되면 수강생이 줄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매 강연마다 30여명의 수강생이 강연장을 꽉 채워주셨거든요. 다들 마지막 4회차까지 너무 잘 들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컸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제 자신의 부족한 점을 크게 느낀 자리기도 합니다. 사실 전 달변이 아니라 말주변이 부족하기도 하고, 한 부분에 집중하면 다른  덜 중요한 건 깜빡 잊는 건망증이 좀 있는 편이긴 한데요. 이젠 책도 나왔으니 더 프로답게 강연 준비를 꼼꼼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참석자 대부분은 실천에 동참해주셨지만 일부는 물건을 줄여야 함을 머리론 납득했지만 실제론 막상 줄이는 것이 어렵다고 느껴서 다짐을 하는 정도에서 그쳤다고 하는데요. 이 부분은 제가 전달하는 솜씨가 부족해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강연을 쭉 한다면 참석자 실천 ‘90%’가 아니라 ‘100%’가 되는 것을 목표로 평생 풀어야 할 과제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연을 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어요. 그건 내가 ‘누군가를 가르치는 듯 보이면 어떻하지?’하는 건데요. 제 평소 가치관은 누군가에게 조언하거나 가르치지 말자는  것이고, 제가 강조하는 단순함은  여러 삶의 방식 중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저 또한 배우는 자세로 좀 더 겸손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을 진심으로 대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 덧붙이는 글

지방 강연을 돌아다니다보면 심플라이프 강연을 듣고 싶은데 그동안 배울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습니다. 단순한 삶 실천을 위해 제 강연을 듣고 싶은 분들은 각자 가까운 지역 도서관이나 평생학습관에 시민 학습으로 제안하시는 방법도 있을 듯 합니다. ^^


 

2017-12-30T22:28:51+00:00

About the Author:

심플리
'가장 단순한 것의 힘-인생을 바꾸는 미니멀워크' 저자 탁진현. 심플라이프 운영자. 7년차 미니멀리스트. 삶을 간소화하는 것은 개인, 가족 그리고 나아가 사회와 지구를 치유한다고 믿습니다. 집, 몸, 돈, 일, 관계, 마음 등 단순화에 대한 영감과 노하우를 제공합니다. 칼럼기고/강연강의/인터뷰 문의는 friend@simplelife.kr, 010-6662-9431 [운영자소개 클릭]

Leave A Comment